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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덕질/게임 잡담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3 티저 영상이 나왔네요

테스트 드라이브 본편은 6을 마지막으로 출시가 끊겼지만,[각주:1] 언리미티드 시리즈가 이어나갔다.


 역사가 긴 레이싱 게임 시리즈를 이야기하라고 하면 보통 '니드 포 스피드' 시리즈(1994년~)을 꼽지만, 사실은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가 더 깁니다. 매년 게임을 내지 않았을뿐 1987년 부터 시작된 시리즈니까요.


 게임마다 서로 다른 스타일을 보여줄지언정 '하나의 시리즈'로 보는 니드 포 스피드와는 달리 테스트 드라이브는 몇개의 하위 분류가 있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맥이 끊겨버린 '테스트 드라이브 오프로드' 시리즈도 있고, 한편으로만 끝난 '르 망스 24 하워스' 같은 게임도 있죠.


 그 중에서 가장 최근까지 이어졌고,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알려진걸 꼽으라면 단연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인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시리즈'일겁니다.



현 시점에서 유일하게 현역인 게임이 없는 미드나잇 클럽 시리즈

후속작이 나올수 있을까?


 물론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은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말고도 많습니다. 락스타도 '미드나잇 클럽' 시리즈가 있고, 현재도 신작이 꾸준히 나오는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각주:2]의 '포르자 호라이즌' 시리즈도 있죠. 사람들마다 평은 엇갈리지만 자기만의 특색을 드러낸 유비소프트의 '더 크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가 이들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실제 환경을 1:1 비율로 옮겨왔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은 현실에 기반한 '가상의 공간'을 만들거나(미드나잇 클럽, 포르자 호라이즌) 실제 대비 축적을 크게 줄여서(더 크루) 옮기는데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는 첫 작품 부터 현실과 동일한 스케일로 게임 환경을 만들었죠.


 물론 이 때문에 구현된 환경의 다양성이나 규모는 떨어집니다. 이비자 섬이나 오하우 섬이 작다는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기후적 특성상 어디를 달려도 보여지는 환경이 고만고만하죠.


 하지만 역으로 이 1:1 비율은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시리즈의 강점이기도 합니다. 실제의 세계에서 달린다는 점을 두고 보면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만큼 '현실적인 배경'을 제공하는 게임도 없으니까요.




 그런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가 드디어 3편이 나옵니다.


 유통사는 NACON, 개발은 KT Racing. Nacon이라니 신생 유통사 처럼 보이지만, 유럽지역에서 대체로 B급이나 그 아래 게임을 유통하던 '빅벤 인터렉티브'입니다. 이 회사의 게임에 호되게 데여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반갑지 않을거에요.


 공개된 영상에 나온 명칭은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솔라 크라운'. 솔라 크라운은 2편에서 등장한 레이싱 대회였는데, 이번에는 아예 부제로 사용되네요. 이를 고려하면 1편의 자유로운 레이스가 아닌 2편의 기본적인 커리어 모드가 있는 구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1편은 너무 '플레이어를 허공에 내던지는 인상'이라 2편의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있는' 형태가 더 나은 구성이긴 합니다. 다만 2편의 경우 솔라 크라운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실상 챌린지 모드나 다름 없었고, 시작 지점을 시간내로 찾아가야 하는데다가, 난이도 생각을 안하고 마구잡이로 던져주는 경우가 많아서 그다지 잘 만든 구성은 아니었습니다.



WRC 5를 만든다고 할때만 해도 '이런 B급 개발사가?'했는데 몇년만에 크게 성장했다


 개발사인 KT Racing은 Nacon 산하의 개발사들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개발력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원래는 Nacon 산하의 회사 답게 별의별 B급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었는데, 2015년에 WRC 공식 게임 개발을 담당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다만 초기에는 '나아질 가능성은 보이지만 마감이 부실한 회사'였어요. WRC 5는 마일스톤[각주:3]이 몇년간 낡은 엔진으로 재탕삼탕 우리던 WRC 구작 대비 두드러지는 개선을 보여주긴 했지만 마감이 영 부실했습니다. 로봇에 가까운 코드라이버 음성으로도 유명했죠.


 그걸 WRC 6에서 조금 손보고, 7에서 손보고... 그러다가 WRC 8에 들어서 전체적인 게임성을 크게 개선해냈고 많은 사람들로 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아내는데 성공합니다. 'TT 아이슬 오브 맨'도 좋은 평가를 받았고, 이 언저리에 망친건 '이도저도 아닌 조작감과 부실한 팀 운영 모드'가 지적받은 V랠리 4정도였죠.


 중소규모급 레이싱게임 개발사 중에서는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여준 업체이니 만큼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신작의 개발을 여기서 가져간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겁니다.


 다만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의 개발 경험이 없다는 점이나,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가 주 영역으로 삼는 '소위 엑조틱 카를 타고 달리는 공도 레이스'를 개발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되겠네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1과 2를 개발한 에덴 게임즈도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1편 내기 전에 만들어본 온로드 레이싱 게임이라고는 니드 포 스피드:포르쉐 언리시드의 플레이스테이션 1판 뿐이고, 오픈월드 레이싱은 다뤄본 적도 없었습니다.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1편의 플레이스테이션 2와 PSP판 역시 오픈월드 레이싱 게임이라고는 다뤄 본 적이 없던 아타리 멜버른 하우스[각주:4] 개발이었지만 잘 나왔었고요.


 그리고 다른 영상에 나온걸 보면 KT Racing의 크리에티브 디렉터인 Alain Jarniou는 테스트 드라이브 언리미티드 1과 2의 개발에 참여했었다고 합니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기대해 볼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1. 테스트 드라이브6는 조작감과 그래픽 모두 나쁩니다. 차는 무게감이 전혀 없고, 그래픽은 'NFS 2가 이거보다 낫게 느껴진다'고 하고싶을 정도면 말 다했죠. [본문으로]
  2. 포르자 모터스포츠 본편은 턴텐에서 개발하지만, 호라이즌 시리즈는 플레이그라운드 게임즈에서 개발합니다. 턴텐은 개발지원으로 붙어있을거에요. 재미있게도 이 회사가 낸 게임이 딱 4개인데, 전부 포르자 호라이즌입니다. 호라이즌에 살고 호라이즌에 죽는 회사. 다만 기술력 하나는 확실하죠. [본문으로]
  3. 이탈리아에 위치한 레이싱게임 전문 개발회사. 도스 시절의 명작 레이싱 게임으로 꼽히는 스크리머 시리즈도 여기에서 만들었습니다. WRC 공식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는 '구세대 그래픽으로 몇년씩 우려먹는다'면서 군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매년 한작품씩 내야하는 WRC 공식 게임의 루프를 벗어나면서 부터는 두드러지는 개발력을 보여줬죠. '줬죠'라고 한 이유는 '그러면 KT Racing은 어떻게 WRC 8과 9 사이에 그 긴 휴식기간을 둘 수 있었건데'라는 소리를 안할 수가 없어서리...-_- [본문으로]
  4. 1999년 부터는 대체로 레이싱 게임 개발에 집중한 회사... 지만 이 회사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역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인 KKnD 시리즈일겁니다. 곁다리지만 AVGN이 엄청나게 욕한 NES용 백 투 더 퓨쳐 게임 시리즈도 여기서 만들었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