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라는 이야기 마저 나오는 문제의 Smach Z
엄연히 출시를 준비중인 기기다
Smach Z는 정보가 엄청나게 없습니다.
이런 류의 윈도우 기반 게임기 정보를 살펴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개발팀이 돈들고 튄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노출되는 정보의 분량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간간히 게임쇼에 나와서 개발중인 기기를 잠깐씩 공개한 정도였죠.
그런데 여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있습니다. Smach Z와 관련된 정보가 많이 있고, 자주 공개된다는 점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신 분들은 개발 상황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받아보고 있었어요.
아니 정확히는 '가서' 볼 수 있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참여자들만 접속 가능한 Smach Z 전용 포럼에서요.
전용 포럼이 있고, 정보가 많이 올라왔다는데 왜 밖으로 이야기가 안나오느냐.
NDA때문입니다.
Smach Z 포럼의 공지글 중 하나인 'Welcome & Rules & NDA!'에 존재하는 NDA 언급
이 포럼에서 제공되는 정보는 전부 기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NDA, Non-disclosure agreement, 우리말로는 '기밀 유지 협약'이라고 합니다.
노출되면 민감한 정보가 있을때 이걸 외부에 유출하지 않도록 맺는 협약이고, 따르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불이익이 돌아옵니다.
위의 이미지에 있는 공지글 캡쳐에서 드러나듯이 Smach Z의 개발자들은 포럼내에 공개되는 정보에 NDA가 걸려있음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번역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NDA 이 포럼에서 공유되는 모든 정보는 기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걸 잊지마십시오. 이건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개발 단계에서 나오는 정보들은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끼치거나 경쟁사에 이득을 줄 수 있습니다. 이 포럼을 사용한다는 것은 동봉된 NDA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펀딩 참여자들이 멀쩡히 보고 있는 다양한 정보가 한톨도 외부로 나오지 않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안그래도 제작이 오래 걸리는 기기인데 정보라도 꾸준히 받아봐야하지 않겠어요? NDA를 어겼다가 포럼 접근 권한을 잃거나 기타 불이익을 받는다면 그만큼 씁쓸한 일도 없을겁니다.
그래서 정보를 보고도 다들 침묵하고 있는 겁니다. NDA에 동의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어디선가 본 'Smach Z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또 연기되었다'는 이 이야기. 엄연히 NDA 위반입니다. Smach Z 공식 측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 어디에서도 이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즉, 이 정보의 출처는 NDA가 걸린 내부 공지라는 이야기죠.
제 경우 꽤 오래전에 정보만 받아볼 목적으로 1달러 펀딩을 해서 포럼 접근권을 받았기 때문에 원한다면 가서 관련된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정보를 여기에다가 풀 수는 없습니다. 저도 저 NDA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포럼을 보고 있는거니까요.
한가지 말할 수 있는건 -아마 말해도 괜찮을건- Smach Z는 구매자들에게 배송되긴 할겁니다.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발생하든, 어떤 초기불량에 시달리든 기기를 사신 분들은 받을 수 있을거에요.
적어도 문 닫았다는 기사는 안나왔으니까요.
Smach Z 사이트에서 회원 자격 없이 볼 수 있는 정보창구인 뉴스룸
작년 말에 나온다던 기기의 마지막 공식 정보가 가을 부로 끊겼다면 당연히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
정보를 너무 풀지 않았던 것이 Smach Z의 실수였던셈
냉정하게 볼때 Smach Z의 정보관리 방식은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Smach Z와 관련된 온갖 루머의 시발점은 사실상 정보 부족에서 기인했다고 밖에는 할 수 없으니까요.
정보가 부족하니 소식이 없다고 생각하고, 소식이 없으니 사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그걸 들은 유튜버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해서 소란이 커진거라고 봐도 될겁니다.
Smach Z가 보안 문제를 우려해서 정보를 내부로만 공개한건 잘못된게 아닙니다. 크라우드 펀딩으로 기기나 게임을 개발하는 사람들 중에 '펀딩자용'으로 공개하는 정보가 없는게 어디있나요.
아예 개발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특권을 펀딩 선택지에 끼워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해요.
문제는 거기에 푸는 것의 일부라도 대외로 공개해야 대외적인 이미지 관리가 된다는겁니다. 무소식은 희소식이 아니라 의심의 시발점이니까요. 소식이 없는 고액의 크라우드 펀딩, 사기 의혹 안나오면 이상합니다.
결국 현재의 Smach Z 관련 여론은 어찌보면 자업자득에 의한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